
퇴근하고 집에 가려다가 문득 지난 주말에 다녀온 광주 홀리데이 별관웨딩홀이 생각나서 노트북을 켰습니다.
사실 처음 상담 리스트에 올렸을 때는 큰 기대가 없었어요. 위치나 주차가 편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건물 외관만 보고는 그냥 흔한 호텔 웨딩홀 느낌이겠거니 싶었거든요. 예랑이도 주차가 제일 중요하다며 차 막힐 걱정부터 하더라고요. 상담 예약 시간인 오후 2시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1층 주차장에 차를 대는데, 확실히 주차 공간이 넉넉해서 첫인상은 합격이었습니다. 날씨가 살짝 쌀쌀했는데 지하로 바로 연결되는 동선도 마음에 들었고요.
근데 엘리베이터를 타고 별관 홀 로비에 딱 내리는 순간, 어?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생화 향이 진짜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솔직히 요즘 웨딩홀들 조화랑 생화 섞어서 많이 쓰잖아요. 저도 예전에 친구 결혼식 갔을 때 멀리서 보면 예쁜데 가까이서 보면 조화가 섞여 있어서 살짝 아쉬웠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래서 여기도 입장 곡 들어갈 때 보이는 앞부분만 생화로 가득 채워두고 안쪽은 적당히 섞었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버진로드를 따라서 걸어가 보니까 그게 아니더군요.
버진로드 입구부터 단상까지 전부 생화였습니다.
상담실 실장님이 옆에서 설명해 주시는데, 아침마다 플로리스트분들이 직접 연출하신다고 하더라고요. 홀 내부 조명이 은은하고 따뜻하게 켜져 있어서 그런지, 화이트랑 그린 톤으로 깔린 꽃들이 훨씬 싱그럽고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하객석에 잠깐 앉아서 홀 전체 분위기를 둘러봤는데, 층고가 높아서 답답한 느낌도 전혀 없었네요.
다만 한 가지 고민됐던 점은 홀 크기였습니다.
저희가 예상하는 하객 수가 250명 정도인데, 보증인원을 맞추다 보니 피크 타임 시간대가 살짝 애매하더라고요. 식사가 아펠가모 스타일처럼 깔끔하게 잘 나온다고 해서 연회장까지 둘러보긴 했는데, 저희가 원하는 타임은 이미 거의 다 차 있었습니다.
아... 조금만 더 일찍 알아볼 걸 그랬나 싶어 순간 머리가 아팠죠.
예랑이랑 둘이 연회장 구석에서 동선이랑 타임 테이블 다시 확인하면서 한참을 이야기했습니다. 보증인원을 조금 조정하더라도 골든 타임을 잡을지, 아니면 첫 타임으로 들어가서 할인 혜택을 챙길지 한 10분 넘게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던 것 같아요. 결국 저희는 식사 시간을 조금 느긋하게 쓸 수 있는 타임으로 마음을 기울였습니다.
식대나 연회장 동선, 생화 연출까지 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하면 광주에서 이만한 조건 찾기가 쉽지 않겠다 싶었거든요.
물론 보증인원이나 시간대 선택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무조건 화려하고 웅장한 대형 홀을 선호하시는 분들한테는 살짝 아담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요.
그래도 문을 열자마자 풍기던 은은한 생화 향이랑 따뜻했던 조명 분위기는 아직도 잊히지가 않네요. 저희 커플한테는 꽤 만족스러운 투어였습니다. 혹시 광주에서 생화 장식 예쁜 웨딩홀 찾고 계시면 한 번쯤 직접 가셔서 눈으로 보고 향도 맡아보시는 걸 권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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